장려상 수상작 - 『연금술사』
- 작성자 :학부대학 관리자
- 등록일 :2023.07.26
- 조회수 :424
모두 저마다의 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
국사학과 202320945 정민구
청소년의 삶 만족도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들은 꿈을 잃은 것일까, 사회가 이들을 그렇게 내몬 것일까. 이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일 것이다. 필자도 그러하다. 사람들은 한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며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허나 이러한 열정도 잠시뿐. 사람들은 저마다의 온도계가 있다. 누군가 스위치라도 누른 듯 그들만의 열정이라는 온도계도 식어간다. 모두가 가슴 한 쪽에 꿈을 가지고는 사나 이를 행동으로 옮겨 실현하는 이는 드물다. 그리고 그들은 믿는다. 하고 싶은 것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라고. 그들을 삶의 현장으로 이끌었던 열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을 살아가는 데 걸림돌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다. 그들은 성장할수록 점차 현실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상에서 현실로 안주하게 된다. 자아의 신화를 잃어버린 것이다. 필자 또한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비틀비틀 꿈이라는 열차에서 낙오되던 중 우연히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게 되었다. 「연금술사」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진리는 단순하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라.” 이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아를 찾고 또 그것을 실현해내는 삶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아의 길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평범함’을 거부하는 것으로 세상은 인식한다. 우리를 마치 모던타임즈의 찰리 채플린처럼 사회가 정하고 요구하는 틀에 ‘나’를 맞출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이러한 시대 현실에 물음표를 던진다. 과연 사회가 우리에게 평범함과 획일성을 요구할수록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이러한 요구에 대한 반응은 사람의 가치관과 태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파울로는 꿈을 향해 달려가서 최종적으로 자아의 신화를 이룰 것을 권장한다. 파울로의 이러한 의식은 그의 저서 「연금술사」에 잘 드러나 있다.
「연금술사」는 양치기 산티아고의 ‘자아의 신화’를 찾는 여정을 통해 작가의 의식을 대변한다. 주인공인 산티아고는 꿈을 잃고 비틀비틀 현실이라는 기차 칸에 탑승해 안주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산티아고는 보물에 관한 꿈을 꾼 뒤 양치기를 그만두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보물을 찾아 떠난다. 산티아고의 여정은 그가 상상한 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굽이굽이 구부러진 길을 힘겹게 지나기도 하며 사막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기도 하면서 인생을 배워간다. 여정의 끝에서 산티아고는 인생을 배우며 마침내 보물을 찾고 그를 기다리는 파티마에게 돌아가며 여정을 마치게 된다. 파울로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면 반드시 그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의 의식은 “세상 만물은 모두 한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라는 대목을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난다.
그러나, 필자는 바라기만 하면 소망이 실현된다고 한 점에 의문점이 생겼다. 과연 바라기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아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일까. 이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일 것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바라기만 한다고 해서 꿈 혹은 목표를 이루었다는 주장은 어떠한 역사에서도 기록된 바가 없다. 이러한 점에서 바라본다면 파울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한 운명론 혹은 궤변 따위로 치부될 수도 있다. 허나 「연금술사」는 운명론 따위를 담고 있는 양산형 자기계발서만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작가는 우리의 삶은 우연이 아닌 운명적 필연이며 온 힘을 다해 자신을 믿으며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다가가야 함을 말한다. ‘온 힘’을 다해서 간절히 바란다면 우주가 그대의 편이 되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필자는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사람들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필자는 이제 마냥 순수하기만 했던 아동기와 꿈만을 향해 쫓아갔던 청소년기를 지나 현실이라는 무대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성년기라는 과도기에 서 있다. 이제는 현실을 바라보며 나의 진로를 설계할 때라고 생각했다.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에 꿈꾸고 바랬던 나의 ‘미래’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는 모든 사람은 마음속에 품어둔 별을 찾아 나가는 여정을 떠나는 여행가라고 생각한다. 이슬람교도들은 생애 한 번쯤은 메카에 방문할 것을 소망한다. 그러나 소설 속 메카에 방문하면 삶의 원동력을 잃을까 두려워 꿈을 간직만 하는 크리스털 상점 주인처럼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꿈을 마음속으로 간직만 한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간단하다. 꿈이 돈을 벌어주는 것은 아니기에. 필자도 현재 꿈만을 보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대부분 사람은 꿈에 집중하기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것은 필자 또한 벗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 꿈보다는 명예에, 명예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저울의 무게를 점점 더 올린다. 필자는 어떤 인생을 원했던 것일까,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처음부터 잘못 깔린 선로를 달리며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 나가는 것인가. 그러나 「연금술사」를 읽으며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별을 가지고 있다. 별은 각자의 손에 닿을 듯 안 닿을 듯 닿을 수는 없으나 누구나 소망하고 얻기를 원하는 그런 인생 전체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결국 인생이라는 것은 각자만의 별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필자도 이러한 별을 떠나는 여행을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 힘들지라도 나만의 별을 찾고 열렬히 원하며 우주마저 필자의 편을 들어 결국에는 별을 획득해내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지라도 그것이 인생이니까. 별을 얻기까지의 과정에서 얻은 상처와 아픔도 결국에는 인생의 훈장이기에. 영원한 승자도 없이 잠깐의 행복을 위해 평생을 발버둥 치다 죽는 것, 그것이 인생이기에 필자 또한 인생이라는 여행의 종착지에서 별을 얻지 못할지라도 끝까지 발버둥 치며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꿈과 목표 없이 현실에서 치여서 힘겹게 살고 있다. 이러한 것은 젊은 세대들의 마인드만이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커다란 사회적 이슈이다. 기성세대들은 돈보다 더 귀중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나 이러한 말이 현실에 내몰린 지옥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와닿을 리 없다. 물론 돈보다 귀중한 무형적 가치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허나 젊은 세대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분명 존재하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더라도 마음속의 별 하나쯤은 간직하기를 바란다. 따듯한 정조차 베풀지 않는 냉정한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사람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저마다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한다. 정이 사라진 이 시대에 오늘도 낙오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 치며 발을 딛고 살아가는 청춘들을 바라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그렇게 현실이라는 전쟁터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고 능력을 평가받는 이 시대에 파울로 코엘료가 「연금술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울림은 그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단순히 「연금술사」는 꿈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 아닌 “꿈”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산티아고의 모험을 통해 구체화하고 파울로 자신만의 철학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상처받은 현실을 살아가는 상처받은 영혼들이 「연금술사」를 통해 자신만의 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첫발을 내딛기를 바란다.
문득 소설 속 한 문장을 이들이 기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크툽”,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다’의 뜻으로 인생은 결국에는 정해진 방향대로 흘러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인생은 우연보다는 필연이기에 운명대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기에 인생이라는 긴 여행 속에서 우연보다 필연을 믿고 나아가다 보면 인생의 종착점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연금술사」에서 파울로가 말하는 것은 우리 모두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작품 속에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연금술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곧 현실 속의 “연금술”인 것이다. 연금술을 매개로 인생의 진리를 담고 있다.
인생이라는 길고 긴 항해를 떠난 방랑자들이여, 그대의 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하라. 비록 그 과정이 힘들고 험하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지라도 자아를 찾는 여정은 분명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라는 「연금술사」 속 대사를 남겨본다.
자아라는 거대한 파도 속을 헤엄치며 각자만의 별을 찾아 떠날 여행가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MAKTUB(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다) 각자만의 자아를 찾는 빛나는 인생을 살기를.